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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를 찾아서

한국문인협회 로고 김영숙(금정)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월 6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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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져버린 빈 가지를 채우며
흐르는 것을 잊어버린 바람은
상처로 젖은 잎사귀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지금은 숨어 있어야 할 시간이라고
태양이 눈을 들어 우리를 찾기 전에
한숨 돌리며 숨어 있을 시간이라고.
지상의 모든 물기를 말린 다음
이제 찾아올 현실과 상처를 견뎌낼 것은
깊은 슬픔을 딛고 지금을 몽환과 아름다움으로 치장하여 
이겨내는 것뿐이라고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무엇이든
목적이 있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삶이 목적을 만들고 결과를 만드는 것
한 방울의 물기가 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는 것처럼, 
나비의 날갯짓 하나가 태풍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예상을 두고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한 움직임 하나가 큰 결과를 낳게 되는 것

 

지금은 가만히
잠자코 있어도 좋은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이제 곧 나아가야 할 세상은
아무것도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을 울어버리는 것일까

 

누구라도 언제든 행복해지기를 꿈꾼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건너오며, 모호함이 인생의 친구가 되었지만 
그것은 아직도 생경한 모습으로 주위를 떠돌고 있다.

 

이제 우리를 낯설게 하는 것들과 이별을 준비하자
우리가 꿈꿔 왔던 세상이 기대 밖이거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되더라도
심오한 무엇인가가 얼마나 더 필요한가

 

세상의 모든 두려움과 어려움들을
저 몽환의 커튼 뒤에 덮어두고
그래도 우리에겐 꿈이 있어 삶이 슬프지 않다고
모두가 또 항상 꽃길을 걸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괜찮은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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