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월 6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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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참나무 우듬지에
가여운 기도가 깃발로 흔들린다
어쩌다
밥알보다 더 많은 약들이
매미 허물 같은 몸뚱이에 남겨져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저리 자주 오가는가
잠긴 적 없는 창호지 문에
더부살이 과꽃 한 무더기
녹슨 문고리에 기다림의 세월이 잠긴다
앙상한 겨울나무 한 그루
먼저 꺾인 허리로는 모자라
험한 작달비에
마지막 남은 무릎마저 꿇었다
닳고 휜 명아주 지팡이 하나 남겨두고
텅 비어 울리는 하얀 웃음소리 함께
훨훨 연기가 되어 날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