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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특별자치시지회]새로 쓰는 역사

한국문인협회 로고 성봉수

세종특별자치시지회장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월 6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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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깬 사람들
세종특별자치시로 행정 구역 개편 이전의 옛 조치원(연기군) 지역은 한국 문단사에 보기 드물게 문학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이다. 그 저간에는 1955년 10월 9일 한글날에 창립하고 이듬해 3월 28일 창간호를 발행한 『백수문학(白樹文學)』 동인회가 있다. 이 무렵 대전의 『호서문학』, 대구의 『죽순』 등 동인지의 창립과 발행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대부분 동인지가 단일 장르로 출발한 데 비해 『백수문학』의 경우 처음부터 종합 문예지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때 창간한 대부분 문예지가 발간비 확보에 고충을 겪으며 점차 흔적 없이 사라졌고, 아주 드물게는 오랜 시간이 흐른 후 후학들에 의해 복간—대개는 역사적 연속성 없이 문예지 이름만 인용한 형편이다—된 경우도 더러 있다.
우리 현대 문단의 최고령 문예지인 『현대문학(現代文學)』의 경우 ‘기업의 사회 공헌’을 요구하는 문인들의 건의와 동기로 모기업(대한교과서 주식회사)의 든든한 지원으로 출발해 현재에 이르고 있는 반면, 한국전쟁 후 먹고사는 문제도 팍팍했던 시절에 지방의 소도시에서 동인지로 출발해 반년간 정기 간행물 시대를 거쳐, 계간지로 현재까지 발행되고 있는 『백수문학』(회)의 경우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 문단의 산 역사라 하겠다.

 

이런 『백수문학』 동인들의 사전 활동이 토양이 되고 주체가 되어 1972년 7월 19일 전국 유일의 읍 단위 지부인 한국문인협회 조치원지부가 발족하게 된다. 『백수문학』은 2020년 새 기관지 『세종문단』의 창간으로 해지되기 전까지, 1972년 11집부터 2019년 88집까지 자연스럽게 조치원지부 기관지로 발행—56집부터 81집까지는 지부장과 발행인(정기 간행물)의 상이로 인해 白樹文學會 자체 독자 문예지로 발행되었다—되었다.
한국문인협회가 창립된 지 11년 후인 1972년 7월부터 소속 단체로 활동한 한국문인협회 조치원지부는,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한 이후 2017년 12월 9일 한국문인협회 세종특별자치시지회로 승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역 동인지의 알을 깨고 한국문인협회와 함께한 47년을 이끈 이는, 소설가 고(故) 백용운(白龍雲: 조치원문인협회 초대 회장), 수필가 고(故) 류의진(柳宜縝: 조치원문인협회 2대 회장), 시인 고(故) 장시종(張時宗: 조치원문인협회 3대 회장), 시인 김일호(金一浩: 세종문인협회 초대 회장)가 있다.

 

영광의 날개
『백수문학』 동인이 주축이 되어 운영된 조치원문인협회의 역량은, 1986년 한국예술인단체총연합회 최초의 읍 단위 지부 결성으로 이어졌다. 이를 통해 지역 축제인 춘계 ‘도원문화제’와 추계 ‘종합예술제’를 해마다 개최하며 ‘학생 백일장’ ‘주부 백일장’ ‘전국 한시 백일장’ ‘시화전 및 사생대회’ ‘문학 심포지엄’ 등의 다양한 행사를 주관하며 지역 문화예술 창달에 이바지한 바가 심대하다.

 

기관지 『백수문학』을 통해서는 김동리, 구상, 김규동, 정을병, 이문구, 이호철, 황금찬, 김윤완, 박명용, 안영진, 정공채, 정을병, 신용대, 성춘복, 성기조, 정광수(무순) 등 수많은 문인이 거쳐 가거나 회원으로 활동하였다.
특히, 다수의 작품이 단막극이나 특집극으로 방영되어 주목받은 한국소설가협회 이사를 역임한 백용운, 한국 현대 사실주의 희곡의 계보를 잇는 윤조병, SF 동화의 새 장르를 개척하고 현대 아동문학계의 기초를 다진 교육자이자 동화작가 장욱순, 미술·무용·음악 등 다양한 예술 장르의 칼럼니스트로 활약한 소설가 김제영 등이 이 무렵 주축이 되어 기관지 『백수문학』을 전국 단위 종합 문예지로 키우며 조치원지부의 황금기를 이루었다.

 

날개를 접고
초대 지부장이자 『백수문학』 발행인으로 지부를 실질적으로 이끈 소설가 백용운 선생이 사망하자, 명목상 2대 지부장이었던 수필가 류의진 선생으로부터 권한을 이어받아 장시종 시인이 3대 지부장으로 취임하게 되는 데, 이후 세종특별자치시지회로 승격하기 전 10여 년을 (2006∼2017) 기관지조차 발간 못 하는 유명무실한 지부로 암흑기를 보내게 된다. ‘백수문학=조치원문협’의 공식이 깨져 지부 주관 발표의 장이 없어졌으니, 구심점을 잃고 지부장 외에는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소속 회원도 조직도 사라진 어처구니없는 형편이었다. 그런 상황은 지부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 개최하던 지역의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유사 단체에 내어주고 방관자로 밀려나는 결과를 초래했는데, 세종특별자치시로 행정 단위가 변경된 후에는 설상가상으로 그나마 민간이 주도하던 모든 행사가 지자체 주관으로 이관되거나 문화재단의 공모 사업으로 변경되면서 선대 문인들이 자랑스럽게 쌓아 온 영광의 역사는 이카로스의 밀랍 날개처럼 덧없이 하찮은 것으로 녹아내리고 말았다.

 

고치를 짓다
2017년 12월 9일 중앙회와 논의 끝에 승인을 거쳐(문효치 이사장, 이광복 상임이사) 조치원지부를 세종특별자치시지회로 승격 발족하게 되는 데, 2012년 행정구역이 광역자치시로 변경되고도 5년이나 지나고 난 후였다. 앞다투어 단위 변경했던 타 단체와 그제야 격을 맞추게 되어, 세종예총 협업 단체로 복귀하며 비로소 지역 문화예술계의 전면에 다시 서게 되었다.
『백수문학』 회 대표 발행인인 김일호 시인이 초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백수문학』 역시 기관지로 명맥을 이어 발행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세종시 변경 이후 요구되는 다양한 문화 향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협회의 정체성 재정립을 위해 2020년 8월 1일 『백수문학』을 독립된 문학지 및 단체로 기관지 해지를 의결하고, 그해 11월 30일 새 기관지 『세종문단』을 창간하게 된다.

 

재임 중 『세종문단』 1∼3집을 회비 일부와 사비를 들여 발간한 김일호 초대 회장에 이어 2024년 3월 24일 2대 임원 개편을 한 세종문인협회는, 그해 6월 22일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원준연 대전문인협회장, 김명수 충남문인협회장, 강대식 충북문인협회장, 성봉수 세종문인협회장과 김민정 중앙회 상임이사를 비롯한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그 결과물로 상호 협업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김호운 이사장 배석 서명)했다. 또한 광역지회 중 유일한 정부 직할 자치시 소속 단체의 위상에 걸맞아지고자, 고유번호증을 가진 임의 단체에서 법인으로 보는 단체로 협회의 성격을 변경함과 아울러 기관지 『세종문단』 역시 불특정 발간 연간지에서, 연 2회간 정기 간행물(세종사, 00018)로 등록함으로써 대외적으로는 지역 최상위 문학 단체라는 공신력을 확보했고, 내부적으로는 소속 회원들에게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작품 활동의 기회를 보장하게 되었다.

 

2025년에는 앞서 맺은 세종·대전·충남·충북문인협회 간 업무 협약의 후속 사업으로, 각 지회 소속 시인을 대상으로 ‘세종시 명소 및 세종대왕과 한글’을 주제로 한 ‘세종詩’ 공모를 성황리에 진행하였고, 선정된 작품은 정기 간행물 전환 후 처음 발행된 『세종문단』 2025년 상반기 호(5집)에 수록하여 전국의 문학 관련 유관 단체나 국립도서관 및 지역의 공공도서관, 각 학교 도서관에 전수 배포 또는 기증함으로써, 지자체의 역점 사업인 ‘한글도시 세종’의 정체성을 실체적으로 주도하는 단체로 주목받고, 문단에는 모범적이고 신선한 선도 사업으로 각별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협업 사업은 장르를 달리하여 지속 가능하게 이어 가고자 한다.

 

현재 우리 협회는 협회 소속 이주 문인들을 영입하고 창작 활동을 지원하여 정착을 돕는 데에 우선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언젠가 있을 중앙회의 세종시 이전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날개로 다시 화려하게 비상할 날을 준비하며 그 초석을 다지는 고치를 차근차근 짓는 중이다.

 


[회원 작품]
시_ 김모송 「배꽃 피는 밤」 안병구 「구절초 노래」 연규민 「끼어들기」
수필_ 최명임 「드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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