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겨울호 2025년 12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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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에 걸린 옷깃, 그대 향기 여미고
건들바람 휘돌아 시린 기억 한 줌
해가 질 녘 스러지는 사양(斜陽)빛 차디찬 그리움의 조각들은
설핏 눈꽃으로 잉태되었다
아득히 먼 그리움의 겨울 연가
미리내 은빛 윤슬처럼 어여쁜 기억 속
아스라이 하늘 끝까지 올라 머문다
슬픈 그대 미소 오롯이 가슴에 품고
하얀 달빛에 드리운 추억들 모두
겨울 장미의 짙은 상흔은 덩그러니
검붉은 심장에 깊이 새겨졌다
겨울밤 별이 되어 떠나버린 청춘의 넋
장미에 씌워진 눈꽃 화환 위에
뜨거운 눈물 적시고
남겨진 처연한 그리움의 연정
너는 겨울 장미 나는 검은 가시
너는 사랑이고 나는 슬픔이다
난 장미를 지키는 가시가 되어
너 하나 그리는 슬픔으로 인해
핏빛으로 쓰인 애달픈 한 편의 시
무명 시인의 처연한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