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겨울호 2025년 12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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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병원에 갔다가 큰언니 집에 갔던 날
고생 많았지 안 좋은 결과 나올까 봐 이제 마음 놓고 편히 밥 먹어
교도소 같은 병원에 다녀왔다고 흰두부와 볶은김치에 불고기
눈물이 차올라 고개를 돌렸다
밥이 참 달다
어지럽던 마음도 눈처럼 가라앉았다
내 앞으로 반찬을 자꾸 밀어주는
2년 전 내가 암수술하고 퇴원했을 때 대전 집까지 와서 보살펴준 큰언니
그때 꿈속에서 엄마 만났어 너 잘 돌봐주겠다고 걱정 말라고 했어
뇌종양 수술을 이겨낸 언니는
변수가 생기는 삶이 재밌는 거라고
자꾸 엄마가 했던 말을 엄마처럼 한다
서로 품앗이처럼 몸은 아파도
마음을 나누어 덜 아픈 우리
우리들의 봄은, 앞으로 몇 번을 더 함께 할 수 있을까
온(穩), 온(溫)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