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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웃는 소리에

한국문인협회 로고 권명해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겨울호 2025년 12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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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잔도를 걷는다

 

야성의 손짓을 거부할 수 없다

 

비틀거리다 눈을 감고
라 폴리아 소나타 D단조 마디를 전다

 

산이 웃는 소리에 떠올랐다가
골짜기를 더 깊게 흐르게 한다

 

어깨를 폈다 접었다
산이 웃는 소리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더 두렵다

 

바람이 앞서 건넌다

 

투명한 빛줄기

 

난간에 걸터앉아 있는 오수

 

무중력 푸른 공기
침묵의 흔들림

 

비명을 삼킨 산자락

 

갇힌 풍경으로 도착해 있다

 

표정의 무늬

 

노을에서 점점 더 멀어졌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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