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겨울호 2025년 12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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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의 고요조차
내 뜻대로 붙잡지 못하고
작은 울컥거림에 휘청입니다.
딸꾹,
별것 아닌 파문이
가슴 깊은숨을 훔쳐 올립니다.
내 안의 오만한 군주는
작은 소요(騷擾) 하나에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딸꾹,
목구멍의 좁은 틈을 비집고
나를 비웃듯 새어 나옵니다.
조용히 숨을 고르고
찬물 한 모금 삼켜도
이 완강한 떨림은 멈추지 않습니다.
딸꾹…
나는 이 작은 흔들림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존재,
그 무력함에 얼굴을 붉힙니다.
그러나 이 연약한 울림조차
내가 사람임을 증언하는
가장 선명한 메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