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겨울호 2025년 12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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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잊고자 하여도 못 잊은 것은
잊지 않으려는 생각보다 잊고자
하는 생각에 이 밤도 별이 죽어가고 괴로워하다가
서러-이 나는 고뇌했다
비워진 가슴 한켠에 떠나보내지 못한
슬픔이 여운과 의리와 인정의 굴레를 쓰고 술병
속의 언어 조각들이 파편의 전언(傳言)에
내적인 청각의 스위치를 꺼버렸던 것이다
기다림은 나이를 먹지 않고 그리움은 태울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이 녹아서 사랑과 꿈
눈물과 고독감에 사로잡혀 가슴에 서린 추억들을 불러일으켜
가르마를 타고 빗-질 하듯
슬픈 여정(餘情)의 밤이 이슥하도록 별의 가슴에
옷고름을 푸는 서풍이 수금(竪琴)을
뜯다 응달에 햇빛이 들기를 애태우며
애련(哀戀)하게 기나긴 세월을
정수로 먼 길로 돌아와 갔던 길을 되짚으며
지난 일이 갈피에 묻어나 외로움이
주름지고 별루(別淚)의 손길을 아쉬워하며 마음속에 깊은
연모의 정을 품다
그 사랑의 표적이 된 옛 추억을 지워버리고
싶었던 한순간들이 상태 감정에 따라
변화하고 깨닫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한 일들이
어렴풋이 생각나 놀처럼 파도치고 밀려오고
사랑은 분노와 회한을 마음속에 안고 산다
그 사람의 사랑이 없었다면 광대짓이나
싸구려 연극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사랑과 감정이 없다면
비바람에 씻기는 바위일 뿐
사랑은 감정과 이성이 융합되어 가까워지는
점이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이며
행위이고 욕구를 느끼며 사랑은 증오와 욕망을 선험적
구현을 하기 위한 산물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건 느끼기 때문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