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겨울호 2025년 12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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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의 긴 호흡이 세계를 지나는
발자국의 깊이를 지워버린다
뭉글뭉글한 집들이 순식간에 노래가 된다
도시를 움켜잡는 눈발의 비밀을 보고 있다
튕겨지는 스프링클러처럼 눈발이 도로를 지나간다
알맞게 끊어 놓는 간격이란 없는 듯
공항이 폐쇄되었고 옛사랑이 기억나지 않는다
알바트로스도 지나갔는지
자작나무들이 누군가를 부르고 있다
사방이 두근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