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겨울호 2025년 12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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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를 한 파수로 한
대천 장날엔 골목마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봄볕에 그을은 까만 얼굴엔
모처럼의 분칠이 어색한 아지매들의
너스레가 한낮을 달군다
손님 부르는 장사꾼의 목청이 골목을 헤집고
호떡 익는 냄새, 풀빵 굽는 냄새가
뱃속의 허기를 부른다
바다를 옮겨온 비릿한 생선전에는
갈치, 오징어, 고등어, 꽁치, 꼴뚜기가
함지박마다 넘쳐나고
침 발라 넘기는 지전 몇 닢이
하루를 가늠케 한다
온종일 북적이던 골목으로 해가 기울고
저마다의 긴 그림자를 끌면서
골목을 벗어나는 대천 5일장
언제나 그곳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고
사람 냄새 물씬한 정겨움이 묻어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