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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뼈다귀·2 ——이자겸의 권세; 제1장 韜晦之計1

한국문인협회 로고 남궁웅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겨울호 2025년 12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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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년 1월(인종 1년) 눈 그친 아침, 이자량은 이자겸의
아우로서 1095년(헌종 1년)에 7품의 지후 관직으로 시작하여
추밀원사로서 수사공 중서시랑평장사까지 승진을
하였지만 지병이 점점 깊어져 자택에서 사망한다

 

노비들이 맡은 일을 일사천리로 처리하고 있었다
우물가에서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엎드려 물을 긷던
아낙네의 포대기에서 애기가 빠져나와 우물 속으로 빠진다
아이 엄마의 놀란 비명과 함께 노비의 아이가 물 속으로
빠지는 소리가 들렸고 이때 건장한 노비(이후 이자겸의 귀사)가 
이를 목격하고 급히 달려가 손쓸 틈도 없이 우물 속으로 
몸을 날린다 “갓난아이가 우물에 빠졌다!”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노비가 보인다 아이를 구해낸 것은 
갓난아이의 아버지였다 이자겸은 이것을 보고 있었다
중얼거리듯 “맷집이 좋아 보인다.” 주위에서 이를 바라보다가 
의식적으로 다가갔다 “다친 데는 없느냐, 네 이름이 무엇이냐?”

 

노비들은 몸종으로 광종 시대에 ‘노비안검법’으로 해체될
운명이었으나 재물이 없는 사람들로 대부분이었고 귀족이나 
호족들의 반대에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어 노비들은 대를
이어 훈속되었다 장례를 마치면 노비 20호 가구가
이자량의 집으로 옮겨야 했다

 

장례가 끝나고 이자겸은 협교안사공신수태사중서령소성후에 
보직을 받는다 신하 중 최고의 자리이며 인종은 이자겸의 
외손자이며 외할아버지 뻘이다 고려 제17대 황제였던 예종과 
이자겸의 둘째 딸(순덕황후)의 맏아들이기도 하다
불과 14살인 인종은 그해 1월에 황위를 물려받았다
환관이 황제 옆으로 빈 의자를 서둘러 갖다 놓자 목에 힘을 
주며 자리에 앉는다 어린 인종이 차가 담긴 금제 주전자를 
받아 이자겸에게 차를 직접 따라주자 아침 회의에 모인
군부와 신하들이 일제히 엎드려 고한다
“경하 드리옵니다 부디 만수무강하시오소서.”
신진 세력들도 얼떨결에 엎드리고 만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 해 전 예종이 가고 태자 해가 정월에 황위에 올랐으니 
외척인 할아버지의 권력은 하늘까지 찌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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