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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의 성찰과 소망

한국문인협회 로고 이상근(혜천)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겨울호 2025년 12월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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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이 을사년, 을사일주로는 천간의 을(乙)과 지지의 사(巳)가 만나 어울려, 을은 유연하고 부드러운 나무를, 사는 따뜻하고 열정적인 불의 기운을 상징하며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이 조합은 유연하면서도 강한 추진력을 가진 성격을 만들어내며, 다양한 환경 속에서 자신을 잘 조화시키는 특징을 나타내는 을사일주의 성격, 적성, 인간관계로 좋은 해가 될 것이라 믿어 희망과 꿈을 키우기도 한다.
특히, 올해 을사년 ‘푸른 뱀의 해’는 육십 간지의 42번째로 청색의 ‘을’과 뱀을 의미하는 ‘사’를 상징하며, ‘청사(靑蛇)의 해’라고도 부르는 해인데, 유일하게 을사년에 우리에게 지울 수 없는 아픈 역사는 웬일일까?
을사늑약과 을사의병, 을사 5적의 오명, 그리고 을사사화 등 부끄러운 역사가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한다. 특히 금년 을사년은 전직 고관과 대통령 부부가 속박되는 초유의 사건이 기록되며, 내란 소동으로 나라의 국격이 추락되고, 갈등의 골에서 미래 명운이 좌우되는 나라의 위기 환경을 접한 상황이다.
가까운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은 일본이 우리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제로 박탈한 불평등 조약으로, 러·일 전쟁 승리 후 열강의 묵인하에 체결되었다. 일본은 미국·영국·러시아와 밀약을 통해 조선의 종주권을 인정받고, 군대와 무력을 동원해 고종 왕과 대신들을 압박하여 조약을 강제했던 치욕의 역사다.
을사의병은 당시 각 계층이 참여했으며, 특히 평민 출신 의병장의 활약과 함께 양반 유생 중심에서 평민과 천민까지 참여 계층적 한계를 극복하는 유격전과 시가전 등 다양한 전술을 도입해 일본군에 맞섰고, 1906년 홍주성 전투에서 민종식 부대가 일본군을 격퇴했으나 결국 힘으로 퇴각당했다. 하지만 1907년 군대 해산 후 의병은 조직화되어 정미의병으로 이어졌고, 결국 을사의병은 국권 회복을 위한 민중의 저항 정신을 상징하며, 이후 독립운동의 기반이 되었다는 평가다.
을사오적은 일본과의 조약 체결로 회의장에 있었던 학부대신 이완용을 비롯해 내부대신 이지용, 외부대신 박제순, 군부대신 이근택, 농상공부대신 권중현 등 5명이 조약에 서명했는데, 이들이 나라를 넘긴 ‘을사오적’이라 불리게 됐다. 지금으로 보면 국가 핵심 내각이 매국 조약을 체결한 셈이다.
보다 먼 을사사화는 1545년 을사년에 발생한 조선 명종 즉위년의 정치적 숙청 사건으로, 왕실 외척인 대윤(윤임)과 소윤(윤원형)의 권력 다툼이었다. 중종의 두 계비인 장경왕후와 문정왕후의 친족 간 갈등에서 비롯되었으며, 소윤이 대윤을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했던 정란의 역사였다.

 

광복 80년을 맞는 2025년 을사년, 세계 바다의 큰 운반선 70%는 한국이 만들었고, 180여 개국 우리 교민 750만 시대에 외국인 연간 28만 명이 한글을 배우고, K-컬처, K-푸드, K-pop, K-기술, K-방산 등 세계가 한국 문화와 여행을 동경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다.
이 시기 이 나라의 국난은 또 하나의 역사의 사실로, 이를 극복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요 의무가 되었다. 이를 위해 각 개인과 여야 정당은 물론 사회단체를 막론하고, 가계, 기업, 정부 각 주체 모두가 소속한 제 위치에서 나라의 정책과 제도에 적극 참여호응 성심적솔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국가의 정책과 제도는 성장과 발전의 디딤돌이다. 잘못된 정책과 제도는 지속 수정·보완하고, 올바른 정책과 제도는 유지·존속하는 데 성장과 발전 그리고 번영을 기약하는 기본 토대이기 때문이다.
원효대사가 한국 불교의 금자탑인 화쟁사상(和諍)을 강조했는데, 화이부동 쟁이불이(和而不同 諍而不二)라 ‘화합하되 같지 않은 불의에 영합하지 아니하고, 언쟁하되 둘로 나뉘지는 않는다’라는 말로 축약되는 말이 있다.
논어 자로 편에도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 하여, 화합하되 자기의 소신이나 의로움까지 저버리지는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더 이상의 국민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어떠한 이념과 논쟁은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경계할 일이다.
서로 다투지만 우리는 하나이고, 화합된 하나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합치된 사회로, 갈등 없이 나라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자유·평화와 번영으로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 더욱 앞선 나라로 정진하여 국격을 더욱 높이고, 청정(淸淨)의 나라로 영원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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