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2월 6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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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무덥던 하늘 가슴이
뜨겁게 쏟아내는 선혈에
검은 구름 흩어진다
맑게 닦인 창 빨간 꽃잎이
나를 들여다보다가 뭉클하게 가슴 연다
달려온 빗줄기는
뜨거운 눈물로 맺혀
떠나는 길에야 붉어지는 눈시울
자귀나무 실가지 틈에서 기다리는
햇살 속 잎파랑이는
갈색 옷을 급하게 갈아입는다
돌아올 날의 기약들
빈 가지마다 걸린
마지막 기차처럼 떠난다
보폭 좁던 빗소리도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