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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이름들

한국문인협회 로고 이유정-시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2월 6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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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의식의 되뇌임 끝에서
시간은 제 몸을 깎아 내일을 빚는다

 

풀숲 우거진 언덕 위
버드나무 한 그루
허공에 묶을 수 없는 그물을 늘어뜨리고 있다

 

햇살 속 개개비 울음이 스며들던 집
그 마루에는
아직도 식구들의 발자국이 묻어 있다

 

벗겨진 기둥은
세월이 괴어든 지붕을 가까스로 버티고 
갈라진 반자 틈에서
적막의 각질이 바스러지듯 떨어져 나온다

 

허물어진 담벼락에
저문 이름들이 걸려 있고
비틀린 대문을 버틴 빗장엔 
그의 지문마저 사라진 지 오래

 

한때 집을 가득 채웠던 웃음소리가 
저물녘 바람결에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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