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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으로 떠난 낙타

한국문인협회 로고 이서연(서향)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1월 6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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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탑골공원 출근길
낙타 한 마리
새털구름만큼
냉동된 서러움 올라온다

 

대수로 현장
기계음 소리마저 녹이던 열기
등에 진 시멘트 몇 포대
이깟건 아무것도 아니야
낙타 열 몫을 해내던 날들

 

땀내 젖은 부표 한 장
손때 묻은
서툰 글씨와 성적표
척수를 비집고 나오던 웃음

 

불 꺼진 무대 위
늙은 배우의 독백 
힘은 들었어도
그때가 좋았어

 

낙타처럼
등이 솟아오른 아버지
두 발 아닌 네 발로
뭉게구름 속을 고개 숙이고 걷는다

 

파출소로 시설로
골목골목 외치고 다니던
성적표가

 

전봇대마다
낙타 아버지를 찾습니다
사진 한 장
마지막 남은 달력처럼 눈물로 얼룩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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