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1월 6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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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의 숨소리가 거칠어져
베란다를 보니
어제 사 온 몬스테라 축 늘어져 있다
화원에 있다가 낯선 곳으로 왔기에
바깥 공기 좀 쐬라고 내놓았는데
해의 콧김에 숨넘어가려 한다
얼른 들여와 샤워를 시켜도
온몸을 늘어뜨린 채 기운을 못 차린다
미안한 마음에 잎만 쓰다듬는데
시간이 흐르자 푸른 어깨를 꼿꼿이 편다
열대식물이라 더위쯤 견딜 줄 알았다
응오두이롱**.
베트남에서 온 스물세 살 그 청년
물 한 모금 축였다면 40℃견뎠을까
공사장 한구석에서 웅크린 채 굳어버린 몸
부푼 꿈 발걸음 가볍던 출근 첫날,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낯선 땅에서
어머니를 부르며 갔을 몬스테라
*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열대식물.
**베트남 국적 노동자로 첫 출근 한날 공사현장에서 폭염으로 사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