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1월 6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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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나 그곳에 있었어
겨우 열아홉 살, 철없는 순수가
그 밀림, 그 늪지를 걸었어
사방이 으르렁거리는
핏빛 하늘, 멍든 땅에
나 내던져져 있었어
네이팜탄과 고엽제가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땅에
나무들, 꽃들과 함께
나 무서워 떨고 있었어
지금 생각하면
슬픈 영화 한 대목이 내 몸을 지나갔어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어
보훈병원에서 만난 휠체어 그 사내는
지금도 슬픈 영화를 찍고 있었어
고엽제 약봉지를 한 아름 안고
아직도 슬픈 영화를 찍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