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1월 6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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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역사의 무게를 가늠하는
햇살이 무수히 내리고
밤이면 풍경의 깊이를 재어보는
달빛이 그리는 월정교
왕궁에서 백성들에게 이어진 공간
해와 달 하늘 뜻에 따라서 통치를 하고
신라 천년으로 회귀한 듯 고고하게 흐르는 문천
원효대사가 요석공주 만나려다 물에 빠져
신세를 지고 부부의 인연으로 설총을 얻은 바
그날의 전설을 아는지 마는지 말이 없는 시냇물
물은 내려오고 모래는 올라가는 문천도사(蚊川倒砂)*는
흔적은 여전한데 반월성 고목은 아직도 세월을 읽고
토함산을 딛고선 태양이 월정교 지붕에 오래도록 머물다 가고
매번 모양새를 달리하는 반쪽 달은 아직도
천년의 역사에 걸려 있네.
*신라 삼기팔괴에서 물은 내려오고 모래는 올라간다는 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