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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한국문인협회 로고 최금순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7월 6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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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왜 낯설지 않을까

위드 코로나 시대여서

거리를 두고 마주치는 눈들

잠시 스치는 것도 인연인데

입을 꾹 다물고 눈을 깐 휴대폰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대화를 잊었네요

내 귀가 이상한지

누구의 심장 소리도 들리지 않네요

목적지가 다르고

가까이서 심장박동을 듣는 사이가 아니니까

당연히 그러하겠지만

나는 한쪽 눈에 보석을 키운답니다

다른 눈에는 사람들의 사랑을 넣고 싶고요

그래도 안내 방송에 토끼처럼 귀를 세우고

내릴 역을 지나치지 않으려 애써요

익숙하지 않은 노선이니까

팔을 뻗어 잡은 손잡이에 매달려

잡다한 생각에 빠져

깊은 호흡으로 하루를 다듬는 사람들

내릴 역이 가까워지니

옷에서 세상 부스러기가 마구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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