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1월 6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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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안에 모래가 서걱인다
마른 눈물증후군
눈 안이 메말라 눈물이 없다고 한다
리비아 사막을 오래도록 바라본 것뿐인데
그 사막의 모래바람 한 자락이 눈에 들어온 걸까
오아시스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지
기쁜 일에도 슬픈 일에도 눈물 흘릴 줄 모르는
나는 냉혈인간이 되었다
나를 적시고 타인의 가슴을 적셔주던
여린 내 감성까지 잃어버렸다
내 눈물은 어디로 간 것일까
살아가면서 메마른 것들이 어찌 한두 개던가
눈 속이 메말라서 인공눈물을 넣어야 한다
거짓 눈물로 울고 웃어야 하는 위선
내 안의 내가 없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가듯
뜨거운 모래밭을 걸어
사람냄새 나는 색색 눈물이 담긴
눈물상자*를 찾으러 떠나야겠다
*눈물상자: 작가 한강의 소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