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0월 6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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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도 드높은 산
그 이름 지리산이여
하늘과 맞닿아 세월을 견디고
뿌리 깊이 대지를 껴안았네
천왕봉에 해 솟아오르면
침묵의 골짜기 다시 깨어나
흘러간 이야기 들려주네
피 맺힌 역사가 잠들고
외로운 발걸음도 스며들어
바람에 실려 능선 따라 달리네
수많은 생명을 말없이 품고
흐르는물, 소리 없이 흘러
봄이 오면 철쭉 불타오르고
여름엔 짙푸른 숲 노래하며
가을엔 붉은 단풍
겨울엔 하얀 눈꽃 피어나네
지리산은 나의 벗
지리산은 나의 길
이 땅의 등뼈를 바로 세운
오, 지리산이여
너를 넘은 자
모두 겸손해졌고
너를 품은 자 모두 깊어져
오늘도 그 자리에 우뚝 서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