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구름을 주울래

한국문인협회 로고 이용식(전남)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0월 680호

조회수17

좋아요0

백아산 관광 목장 공터 그곳에 서면
구름이 손에 닿을 듯
하늘과 땅의 경계가 흐려진다

 

푸른 바다처럼 펼쳐진 하늘로 미끄러진
구름 남매의 소풍길이 오르막 내리막
갓 구워낸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호흡에
하늘로 떠오른 소망 한 줄씩 고개를 넘다 쉬던 곳
흰 거위를 닮은 바람의 소꿉놀이가 시작된다

 

하늘다리 위로 구름은 춤을 추고
바람에 실려오는 꿈도 철쭉의 춤사위가 들려오려나
길이 난 오름에 한 걸음 또 한 걸음 허리춤을 두드리더니 
구름의 속삭임이 이방인의 귀에 맴돌고
아픈 기억을 껴안은 노래가 바람결에 자란다

 

그날을 물들인 산새도
구름이 손에 잡히지 않았을 바람의 절규도 
양지바른 어느 골짜기에 부리를 내렸나
하늘과 연결된 가파른 계단이 구름을 줍는다

 

하늘을 향해 양팔 벌린 하늘 문 시선이 닿는 곳
백아산 하늘다리*에 구름이 앉을 시간
이마에 든 된 숨소리에 파란 세상이 맴돈다

 

구름을 다 주워간 풍경에 추억 한마디씩 두고 온 남도의 품이라….

* ‘화순 3경’으로 전남 화순군 백아면에 위치함.

광고의 제목 광고의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