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0월 6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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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 지고 굽어진 허름한 길 따라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온 인생은
때로는 눈부셨고 때로는 고요히 아팠다
차곡차곡 쌓여 온 세월의 조각들,
그 안엔 웃음도 눈물도
아무 말 없이 흐른다 강물처럼 말이다
한번 떠난 젊음은
뒤돌아 부를 수도 없이
먼 하늘 저편으로 사라졌고
그 자리에 남은 건
바람결에 실린 옛 노래,
그리고 마음 한켠의 서러움
하지만
그리움이 밀려와도
나는 여전히
행복이라는 작은 불빛을 따라
천릿길을 걷는다
낯선 내일이 기다리는 곳까지
조용히 그러나 담담히
내 안의 이야기를 품고서
나는 오늘도 인생을 건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