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0월 6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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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날아서
훨훨 날아서
푸른 비단 위에 붓을 휘두른 듯
붉고 푸른 초록과 보랏빛의 노래가
바람에 실려 흩날린다
나는 붉은 새의 날개를 두르고
오렌지빛 지붕 위를 뛰어올라
뒤집힌 낮별들의
무중력 꿈결 속에서
너와 함께 아름다운 빛의 강을 건넌다
너의 손끝은 은빛실 나의 심장은 푸른 종
서로가 교차하며 울리는 종소리는
두려움마저 그 빛 속에 녹아 사라진다
무지개는 다리 위에 물결치고
몽마르뜨 언덕의 꽃잎을 오색빛으로 삼켰다
저 멀리 황금빛 태양이 눈을 감고
빛의 비늘을 흘려보낼 때
세상은 붉은 장막 속에 알몸을 감추고
성스러운 찬란함은 꿈인 듯 일렁인다
이것이 환상일까
이토록 황홀함이 언제까지나 영원할까
너와 나
샤갈의 붓끝에 걸린 채
빛의 마술에 취해
현란하게 춤을 추는
느지막한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