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0월 6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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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九旬)의 어머니가 기억을 되감으신다
아버지가 만들어 주셨다는
함지박 매만지시며
나뭇결 닮은 미소를 지으신다
시간의 흔적
시간의 결을 들추고
감성의 결을 꺼내시는 어머니
종부의 길
옹이진 삶이었지만
결 고운 사람이 옆에 있어
생명의 나이테를 그릴 수 있었다는 어머니
함지박의 과줄
달콤하게 녹는 시간
오르골처럼 감기는 담소(談笑)
만질수없는세월사십년
아버지의 시간을 감는다
“느그 아버지 결이 고운 양반이셨지”
“느덜은 아버지처럼 살면 된다”
아버지처럼
결 고운 삶을 위해
가슴으로 그리는 소묘
옹이진 삶도 아름다운
두 나뭇결〔木理〕
동행의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