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0월 6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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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慾)을 들일 수 없는
문 안으로
거칠게 뭉친 세월이 들어온다
누덕누덕 기운 잿빛 승복
겁의 바깥에서 계절을 꿰맨다
인연의 간격은 처음 만날 때 정해지고
하루는 한 뼘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억겁으로 벗어나기도 한다
가깝다는 것은 멀어지기 위해
정좌하는 일
머리는 휑한데 가슴이 아픈 걸 보니
웅크리고 있던 시간이
안으로 들어와 활개를 치는 모양이다
길을 걷는데
저기 내 걸음이 총총 눈에 다가온다
*산청군 단성면에 있는 성철스님 생가터의 사찰에서 차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