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가을호 2025년 9월 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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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적한
바다 마을이
선창가 언저리에
내어준 자리
잔잔한 바람 타고
갈매기 날갯짓으로
수줍게 내려앉는다
귓가를 맴도는
파도 소리
그 메아리가
까마득히 잊혀졌던
가슴앓이를
흔들어 깨우고
파도에 흩날리는
모래알갱이처럼
모이고 흩어지기를
되풀이한다
넘실대는 갯바람이
제법 따가운
아침 햇살을 식혀
새 하루를 열고
붉게 노을진
비릿한 선창가 옆
흐릿한 가로등 불빛에
또 하루가 저문다
스미는 그리움이
지천에 널린
생선 굽는 냄새
살아가는 아우성에
술 한잔 권하면
일하러 구한 자취방 옆
편의점 테이블 위
한잔 두잔이
쌓여서 추억 되는
작은 바다마을
한적한 아파트
관리소장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