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가을호 2025년 9월 72호
9
0
마음속 바램을 둥근달에 새기는
정월 대보름 한밤중
달빛은 휘영청 장독대를 감도는데
하얀 달덩이 정화수 한 사발
흰머리 곱게 빗으시고
흔들림 없이 기도하시는
간절한 어머니 모습
잠결 문틈으로 내다보았네
그 많은 자식들 얼굴 하나하나
야윈 가슴판에 새기시며
보름달처럼 둥글게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두 손 모아 비신다.
고요를 머금은 정화수 작은 물결에
달빛을 들여앉히면
별들의 합창이 더욱 푸르고
어머니의 기도 소리가
자식들의 가슴에 사랑이 되어
하얀 은하수로 여울져 흐른다.
모아쥔 마른 두 손 위로
별빛 찬바람이 춤을 추어도
일어설 줄 모르시는 그 모습
나의 어머니는
휘영청 밝은 보름달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