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가을호 2025년 9월 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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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년 오줌 줄기 좀 보게나
흙먼지 뽀얀 밭두렁
바람에 인 먼지 가라앉고
굵은 모래 움푹 패였다
그 옛날 아버지가 농처럼 말했지
시집 가도 되겠다
분 바르고 연지곤지 찍던 날이
어제 같은데
새댁 소리 여전히 귓가에 맴도는데
올망졸망 너희들 재롱이
오늘 같은데
무심한 세월에
휘어버린 다리 느리고 느려
굽은 허리 보행기 밀며 펴봐도
줄어든 키는 어쩔 수가 없구나
얘들아 내 걱정일랑 말아라
간밤 꿈에 네 아비 힘 자랑에
연지 곤지 다 지워졌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