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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곧추서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여연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7월 6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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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뿔나면 곧추선다

고래 곧추서면 바다는 눕는다

검은 바다는 뒹굴며 몸부림치다가

거품 물고 눈 뒤집으며 악악거린다

고래에 깔린 바다는 헐떡이며

대지를 향해 뛰어간다

고래는 바다의 나무다

고래는 바다의 숨구멍이다

고래 곧추서면 바다는 숲이 된다

고래 곧추서면 바다는 생명을 태동한다

고래 없는 바다는 죽음이다

고래 없는 바다는 죽음만을 낳는다

고래는 바다의 생명이다

고래는 바다 안에 죽어서

영원히 바다를 살린다

고래를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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