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9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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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는 가깝지 않게 다가온다
밤에 묻어둔 눈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는 새벽
완벽하게 동화하는 새의 첫 날갯짓이
일찍부터 비를 부를 모양이다
푸른 이파리마저
아침 햇살이 힘겨운 듯
붉은 숨들을 토해낸다
누군지도 모를 발걸음을
차곡차곡 접어 놓은
깊은 골목길 저쪽부터
서서히 가라앉는 빗줄기들
밤새 잃어버린 언어들을
가지런히 세워둘 공간마저 비좁다
아침이 이른 탓일까
아무도 걷지 않는 길 위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 시간들이
아무렇지 않은 듯 흩어진다
투명해질 수 없는
눈들 사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