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9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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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을 다녀오는 행간에
집 앞 장미공원 둥그런 벤치에 앉아
작은 시집을 꺼내어 시작품 하나를 읽어 본다.
더할 나위 없이 호젓한 나의 시간대
이보다 더 행복한 시·공간이 또 어디 있으랴
노년의 여유로움이 이토록 즐거움을 더할 줄이야!
하얀 펜스를 따라 뒤덮은 붉은 넝쿨장미는 물론
메타세콰이어를 비롯한 회화나무와 소나무와 단풍나무 등
우람한 거목들이 드리운 그늘이 이 아침을 더욱더 상쾌하게 한다.
때로는 이름 모를 새들이 날아와서는
한바탕 예쁜 노래를 부르고는 포르르 날아간다.
이렇게 아침 산책에서 돌아온 날은 그 정제된 숲의 훈향이
아침 식탁 위까지 옮겨와 식욕을 북돋우니 밥맛이 꿀맛일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