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9월 679호
53
0
///////////
///////////
장맛비가 내린다
틈이 없을 정도로 퍼붓는
비의 발은 둥글다
아래로 아래로 굴러 틈으로 스민다
틈은 몸을 키우고
빗방울은 구를수록 부피가 커진다
범람하는 다른 그림자를 밟고
과잉 번식하는 빗물
방울방울은 셀 수가 없어
빗방울이 허공에 사선을 그으며
무리 지어 내릴 때
틈은 점점 넓어진다
가끔 세상은 거꾸로 읽을 필요가 있지
가장 낮은 곳을 찾아내는 물의 발
불어난 빗줄기는 걸음이 빠르다
허공의 틈이 좁혀질 때
노점은 애써 틈을 내기도 하지
바빠지는 노점의 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