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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을 내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송문희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9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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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린다

 

틈이 없을 정도로 퍼붓는
비의 발은 둥글다
아래로 아래로 굴러 틈으로 스민다

 

틈은 몸을 키우고
빗방울은 구를수록 부피가 커진다 
범람하는 다른 그림자를 밟고
과잉 번식하는 빗물

 

방울방울은 셀 수가 없어
빗방울이 허공에 사선을 그으며
무리 지어 내릴 때
틈은 점점 넓어진다

 

가끔 세상은 거꾸로 읽을 필요가 있지
가장 낮은 곳을 찾아내는 물의 발 
불어난 빗줄기는 걸음이 빠르다

 

허공의 틈이 좁혀질 때
노점은 애써 틈을 내기도 하지 
바빠지는 노점의 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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