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9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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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뒤로
그 호랑나비의 날갯짓을 못 보았어.
난 그 뒤로
그 벌의 웅얼거림을 듣지 못했어.
난 그 뒤로
그 꽃향기를 맡지 못했어.
난 그 뒤로
그 새의 발자국을 찾고서야 무인도에 도착했어
사방팔방이 산더미처럼 높은 파도만 철석이었어.
푸른 파도야!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석 달 열흘을 살다 보면
어처구니없는 깨달음이 올까나
언제쯤인지는 몰라도
그것이 어처구니, 어처구니
어처구니없는 사랑인 줄 알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