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7월 665호
51
0
시간의 문은 여닫이가 아닙니다
단두대의 칼날처럼 위에서 아래로 닫히지요
문이 조금씩 닫힐 때마다
툭
투둑
투두둑
눈가가 허물어집니다
죽을 힘을 다해 눈물을 삼켜 봅니다
메마른 가슴이 거부합니다
목울대를 서성이던 불안한 눈물이 밖으로 쏟아집니다
허물어진 눈가가 어쩔 줄 모릅니다
칼날은 쉬지 않고 내려옵니다
완전했던 풍경이 시간의 뒤로 날아가고
조각난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닫히는 문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납작 엎드리는 것입니다
물기를 빼는 것입니다
바싹바싹 말라가는 것입니다
부서져 어딘가로 날아가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