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7월 665호
55
0
구두 밑바닥에는 역사가 흐른다
내가 걸어 다닌 길들의 뒤안길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을 딛고
불안한 바람도 딛는다
내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뒤엉킨 신발 속에
나뭇가지가 흔들렸다
낡은 신발 한 보따리 내다 버렸다
짓밟혀 버린 신발의 슬픔
내가 신발을 버린 것이 아니라
신발이 나를 버렸다
헛된 것만 밟은 신발을 벗고
막막한 세상 맨발로 건넌 적 있는가
벌린 입에 고인 침묵이여
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7월 6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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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밑바닥에는 역사가 흐른다
내가 걸어 다닌 길들의 뒤안길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을 딛고
불안한 바람도 딛는다
내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뒤엉킨 신발 속에
나뭇가지가 흔들렸다
낡은 신발 한 보따리 내다 버렸다
짓밟혀 버린 신발의 슬픔
내가 신발을 버린 것이 아니라
신발이 나를 버렸다
헛된 것만 밟은 신발을 벗고
막막한 세상 맨발로 건넌 적 있는가
벌린 입에 고인 침묵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