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8월 678호
81
0
가깝게 오래 사귀었다
없는 듯 버티고 있는 온도가 서늘해서 따뜻하다
소요가 수시로 여닫는 수요를 매만진다
가난할 때 더욱 빛이 나는 것일까
적막이 큼직한 냉장고를 들여놓았다
말과 멋의 온도는 신선한 눈금으로 맞춘다
해독 쥬스 계란후라이 올리브유 연근가루
독특한 냄새를 견딜 시간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말을 수시로 여닫는 냉장고 손잡이가
현실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을까
오래 멈춰있던 무위가 계절을 잊어도
냉각기 속 고요가 고통을 즐길 수 있을까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갇혀 있던
코끼리가 뛰쳐 달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