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7월 6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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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함께하던 한 길가.
공사장의 쿵쿵대는 소리와 빗물 냄새가 함께했다.
거리마다 위치한 세월의 흔적 남은 가게들.
그중 한 중고서점이 눈에 띈다.
아침이라 빨개진 코와 손 비비는 서점 주인,
의자 하나 놓이는 공간에서 자기 자리를 지킨다.
여러 주인을 만나고 이야기를 전해주던 책들은 서로 인사하며 요양을 하고 있다.
서점을 나와 걷던 길, 멀리서 익숙한 냄새 풍겨 온다.
낡은 기계와 참기름 냄새, 그 주위를 덮는 쌀과 콩가루 냄새.
익숙한 방앗간 냄새에 낯익은 송편 하나 담아 온다.
형 주면 좋아하겠지 하는 생각에 기분 또한 익숙해진다.
가까워 오는 형의 가게는 문이 닫혀 있고, 나는 하는 수 없이 거리를 걸어간다.
그동안 못 왔던 거리, 앞으로도 올 일은 없는 거리.
다시 오더라도 이 사람들이 있을까. 이 소리가 있을까.
이 냄새가 있을까.
지금 곁에 모두가 있지만 그럼에도 난 지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