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7월 6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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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삶의 길 모퉁이에 서서
할매는 손에 쥔 보자기에
보따리 하나 들고 있네
서울서 온 자식 손에
이끌려 길을 나선다
저 할매는 어디로 갈까
어느 시설 좋은 요양원
일까 아니면
요양병원일까
이 길로 요양병원으로 가면
또 세상 밖 본인 발길로
걸어 나올 수 있으려나
한참을 뒤돌아보며
발길을 잡아보지만
겨우 시간 내어 이곳을
찾은 자식은 시간 없다며
팔을 끌어당긴다
왜 이리 삶이 고달프단
말인가
가고 싶지 않아도
정말 가지 않으려 해도
그말마저 차마 밖으로
못 내뱉고 속으로 삭인다
이것이 부모고
자식 사랑 아니겠는가
이제 길모퉁이를 돌아서
가는 할매는 보이지 않네
몇 번 계절이 울고 나면
부고 문자가 소식인 양
뜨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