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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강정수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7월 6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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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볼 일이 있어 버스정류장에 갔다
정류장 가까이 가면서 전자안내판이 보이자
걸음을 멈추고 승차해야 할 차를 검색한다
갑자기 누군가 어깨를 탁 치며 지나간다
가까스로 중심을 잡으며 “누가 사람을 쳐?”
비명처럼 소리 질렀다
정신 차려보니 앞 쪽에 통통하게 다부진 체격의 신사가 
“길을 막고 있으니 그렇게 됐죠” 당당한 어조로 말한다 
“사람을 쳤으면 미안하다 사과해야죠” 힐난하듯 내가 말하니 
“길을 막은 사람이 사과해야죠”라고 응수한다
말하는 사이 버스가 와서 그 사람은 갔다.

 

며칠 후 그 버스 정류장에 가며 내가 서 있던 자리를 보았다 
전자 안내판을 보느라 몰랐는데 그 자리에 서면
행인들 지나는 공간을 방해하는 자리였다
그 사람 말대로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부끄러워졌다 
다음에는 부딪치거나 다툴 일이 생기면
무조건 먼저 “미안합니다!”라고 말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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