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폴더폰, 수술을 거부하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가은미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7월 677호

조회수10

좋아요1

허리가 낡아 간들간들
힘겹게 연명하는 폴더폰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접었다 폈다 반복한 허리
닳고 닳아 굽은 채로 살고 계신 어머니는
반듯한 직립이 어렵다

 

꼿꼿하게 서서 카랑카랑 큰 목소리 낼 때도 있었지만 
허리 굽어 살아온 날이 더 많았다

 

내 병은 내가 잘 안다고 수술은 한사코 거부하며 
그런대로 쓸 만하다는 어머니

 

다 펼쳐지지 않는 구형 폴더폰에서
이명처럼 들려오는 아들에게

 

‘새 거 필요 없다, 죽을 때까지 쓸란다’며 
허리를 접는다

광고의 제목 광고의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