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7월 6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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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발동선이 떠난 오후
밀물과 썰물 사이를 오가며
흔들리는 섬에서 바다에 떠밀린 수초처럼
나는 낮달을 안주 삼아 술을 마셨다
불거진 관절을 끌고 나간 아버지에게
가끔 오이도는 한 장의 푸른 손바닥
새로운 도시 불빛은 밀물 끝에서 밀려오고
그 불빛을 등지고 떠난 어족들의 고향
이웃들은 가벼워진 고향을 끌고 어디로 갈까
마지막 남아 있는 정직한 절망들이
때로는 함께 꿈꾸고 잠들던 곳
녹슨 닻에 걸려 위태로워도 다시 봄은 오겠지
비가 오면 맨발로 젖는 남아 있던 몇몇 사람도
새벽배에 오르면 오이도는 새벽 내내 출렁거렸다
아득히 멀어지고 다시 언젠가 단단해져 찾아올
한때는 아버지의 왕국이었을 푸른 섬 오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