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여름호 2025년 6월 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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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삼짇날
애지중지 자식사랑으로 구워낸
어머니의 화전
입 안에 아련이 피어오르는
소망 메시지이었다
봄꽃이 춤추며 은하수 따라가는 날
어머니 몸에 밴 구수한 냄새도
연기와 함께 하늘로 올라갔다
어머니
드디어 봄이 왔어요
그곳에 제비꽃 피었지요
노랑나비도 날아왔지요
콩닥거리는 심장이
연분홍 바람을 쫓아간다
그녀와 마주친
가장 완벽한 순간
삶과 죽음을 오고 가던 양심
꽃을 꺾지 마시오 라는 푯말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 되고 말았다
일 년에 한 번 꽃도둑이 된다
그리움 온도
뜨겁게 달궈진 팬 위에
하얀 쌀가루 곱게 빚어
진달래 얹고 들기름 두르면
꽃향기 머금은 화전이
엄마처럼 웃고 있다
시집간 딸에게
희망을 구워 보낸 화전(花煎)엽서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