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여름호 2025년 6월 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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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지어 달려가는
차량 행렬은
미지의 상상을 싣고서
지네발처럼 가볍다
속살 드러난 갯벌에
무의(舞衣)를 펄럭이는
게와 하품하는 조개
평화롭지만 갑자기
인기척이 들리자
화들짝 구멍 속으로
숨는다
끝없이 펼쳐진 산빛 물빛
생에 처음 걷는 길은
구름 위를 걷는 듯
시간을 잊는 듯
군악 소리 울리며
쓰러진 병풍모양 밀물이 들고
무량한 바다는 새 역사를 쓴다
석양에 물든 오색 물빛은
한바탕 오케스트라로 출렁이고
재회의 약속으로 커튼콜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