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6월 6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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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눈뜨고 있는 산야에서
햇살 한 움큼 쥐어보면
손 안에서 허공 한 점 쉬어 간다.
바람처럼 바람처럼 흔들리는 날
물 따라 길 따라
구름으로 떠도는 마음
강심에 띄워 본다
향기에 취해 있는 치마폭 자락
쪽빛 청계(淸溪)로 유유히 굽이친다.
칠십 리 길 벙그는 그리움
해종일 노닐다 간 자리
별빛으로 총총 속삭여 오면
서걱이는 분심(分心) 강물에 띄우고
황사로 지워진 창백한 가슴속
여여한 물길 한 오라기에
희망 같은 치어들이 물수제비로 떠오른다.
사람들아 사람들아!
삶이 뒷목을 당겨 오면
섬진강가에 앉아서 가슴을 열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