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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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아직 동트지 않은 어스름한 정원에 예전에는 연못에 물 먹으러 오는 새와 놀러 온 새들의 노랫소리로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을 만큼 그 많았던 새들이 지금은 모두 다 어디로 갔을까?
그토록 자연이 작곡한 아름답고 웅장한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사라진 뒤안길에서, 그나마 그리운 옛정으로 찾아준 한 쌍의 새가 들려주는 청아하고 조화로운 이중창 화음이, 사라져 가고 있는 풍요롭던 자연을 아쉬워하는 내 마음을 달래어 준다. 이 세상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초, 분, 시, 날, 달, 해로 이어진 어제, 오늘, 내일, 과거, 현재, 미래로 가는 우주의 위대한 질서 속에서 들숨 날숨 신비한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는 이 순간에도, 창문 밖에 질주하는 말을 보듯 찰나의 세월처럼 우리의 일상 또한 변하고 번개처럼 지나간다.
이 황금보다 귀한 시간 분초를 아껴 보람되고 유익한 삶을 위하여 세월에 끌리지 말고 세월을 기획하고 조절하여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해 본다.
오래 전에 이야기가 생각난다. 포수가 나무 위에 독수리를 잡으려고 가만히 총을 겨누는데, 독수리 역시 땅 위에 뱀을 낚으려고 개구리 잡을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그 개구리도 풀잎에 있는 사마귀를 향하여 꿈쩍도 하지 않고 순간의 기회를 숨도 쉬지 않고 노려보고 있다. 인간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약육강식이라는 우주의 섭리 속에서 살아가게 마련이지만 앞만 보고 뒤돌아볼 줄 모르는 허점 때문에 세상은 즐거움도 있지만 슬픈 역사(役事)도 많다.
주위 분들에게 독수리를 노리는 포수의 뒤에는 무엇이 와서 포수를 노리고 있냐고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호랑이나 범이라고 한다.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고 힌트를 주어도 모두 모르겠다고 한다. 그 포수의 뒤에서는 ‘세월’이 버티고 있다.
그렇다. 우리 뒤통수에는 무서운 세월이 도사리고 있다. 언젠가는 세월에 낚일 때, 후회 없이 세월에 잘 적응하고 낭비하지 않고 멋있게 살았노라고 감사하며 웃을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
우리는 질서정연한 시간에서 벗어나 살 수는 없다. 연습도 머물 시간도 없이 단 한 번 초대받은 우리 인생, 누구에게나 주어진 이 귀하고 한정된 시간, 매일매일 초, 분, 시간마다 순간순간 변화는 세월에 최선을 다하여 헛되지 않게 보람찬 삶이 되도록 삶의 경각심을 깊이 담아 놓고 정성을 다해 정진하여 “멋지고도 보람찬 삶이 되었노라”고 양 어깨 활짝 펴고 따뜻한 가슴과 환한 미소로 살자!
언젠가 하늘의 별이 되는 즐거운 여행을 떠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