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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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눈금만 재고 있는 해변의 찻집
뜰 앞에 온 길도 없이 등굽은 해송 한 그루
발 아래 제 그림자만
고해인 양 바라보고
갯바위 떠나지 못하고 서 있는 등대가
물결만 되새기는 바다보다 외롭다고
파도는 수평선을 접었다
펼쳐 놓고 가는데
때 되면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는
노을이 체온처럼 비치는 찾잔에
잊혀진 입술 하나를
잠시 그리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