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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海霧)

한국문인협회 로고 김미숙(전주)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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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오르던 태양이 사라지고
파란 하늘과 바다가 어슴푸레 회색빛으로 젖으면 
천 개의 바람은 매지구름을 바다에 뿌려 놓는다

망망대해에 펼쳐진 무채색의 시간에
철썩이던 파도는 욕망을 은밀히 숨기고
비명 지르던 절벽은 고통을 억누르고 있다

자욱한 안개가 숨죽이며 슬픔을 내려놓으니 
그리움은 산산이 부서져 바스러지고
헝클어진 삶의 기억들은 바람에 실려 흩어져 
공허한 심장 소리만이 휘휘하게 울려 퍼진다

온몸을 휘감는 차가운 어둠에 몸을 맡긴 채 
불 켜진 따뜻한 등대 행여나 보일까
잡을 수 없는 순간을 향해 날개 펴고 
쉴 곳 찾아 짙은 해무 속을 헤매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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