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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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시들어 반색을 띤 나뭇잎
휘휘 돌며 떨어진다
가지마다 울음 섞인 소리 새어 나오고
멀어져 가는 잎 손을 흔든다
검붉은 흑가지 마디마디에
연한 초록빛 다다귀 다다귀 새어나오니
가지는 틈없이 초록빛 가득하다
볼 밝은 아이 짱구들이 풀밭을 뒹굴고
하늘은 청명하고 푸르다
나무들 군상을 이루며 초록의 숲
곳곳 열기 가득한 노래 대지에 퍼져
흰 뿌리 붉은 가지는 태양 향해 뻗어 간다
번개, 강풍이 불어닥쳐 우왕좌왕
굵은 비 천지를 흔드니 쏟아지는 빗속에
망가진 우산 뼈만 남았다
동그랗게 놀란 눈 두려운 낯빛
사람들이 빈손을 하늘로 쳐든다
어디선가 빛바래지는 나무와 가지
흑빛에 물들어 푸르고 노랗게 붉고 검은 것
우수수 떨어진다
베일 것 같은 찬바람 스며드는 기운
바짝 얼어 흑빛을 띠는 가지
흰눈, 송송이 쌓여 올 서러움 밀어낸다
무상한 세월 오늘이 말없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