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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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거 아버지는 법 없이도 살 분이야”
고향 사람들 그 말이 싫지 않았네
맑은 모습에 듣기 좋은 웃음 소리
누가 봐도 지순한 얼굴이지만
세상 모든 풍파 휩쓸린 듯
잔주름이 물결치고 있었지
낡아 해어지기까지 오래도록 신던 구두
아무리 멀리서 봐도 누군지 척 알아볼 모자
절약이 몸에 배었지만
조금이라도 더 나누고 싶어
작은 손을 한탄하시던 모습
어깨에 맨 수많은 짐으로 휘청거리던 삶
어리석은 양
그래도 잘 살았다며 감사하던 성품
든든하던 언덕이 어느새
고향 산자락 봉분 하나로 요약되었네
사과가 빨갛게 익어 가는 8월
솔향, 사과향 그 어떤 향기보다 담백하고 구수한
당신의 냄새를 기억합니다